(서프라이즈 / 부천사람사는세상 (ymchi) / 2012-3-28 01:01)
[집중분석] 새누리당의 ‘금등지사’, 야권의 숨은표 5% 실체
- 16~18대 수도권 선거결과 분석을 통한 숨은표의 실체 분석
연초 100석도 어렵다던 새누리당 표정이 밝다. 반면 야권연대 과정에서 불협화음을 냈던 민주당은 ‘연초대비 30석’이 날아갔다며 울상이다. 선거를 보름 앞둔 시점에서 각당이 공개적으로 분석한 판세는 새누리당이 비례대표 포함해서 125~135석, 민주당이 120~130석 정도다. 결과는 ‘여소야대’이나 이명박의 실정과 민주주의 퇴보 등을 고려할 때 새누리당의 135석은 당혹스러운 수치다.
새누리당이 135석으로 추정한 근거는 자체 부설연구소인 ‘여의도연구소’의 여론조사결과,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결과 등을 종합한 결과이다. 그리고 이들 여론조사는 여전히 문제점이 많은 ‘유선전화 RDD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과연 새누리당과 야권은 현재의 판세를 정확히 진단하고 있는가?
RDD 방식의 여론조사 방식은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 몰락했다. 당시 선거 9일을 앞둔 마지막 시점 KBS 여론조사 결과 오세훈이 51.1%, 한명숙이 30.7%였고 무응답은 14.2%였다. 오세훈이 20% 이상 압도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개표결과는 0.6%차 초박빙이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한명숙은 어차피 안 될 걸’하면서 포기했을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했더라면 결과가 뒤집힐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인천시장은 오차범위를 벗어나 안상수가, 충북도지사 역시 정우택이 되는 것으로 보도됐다. 충남과 경남도지사는 초박빙이었다. 결과를 알고 보는 지금, 그와 같은 여론조사는 장난처럼 생각될 정도다.
문제는 그럼에도 여전히 RDD 방식에 의한 여론조사를 가지고 4.11 판세를 점검하고 있다는 점이다. RDD는 휴대전화 사용자, 인터넷전화 사용자를 표본으로 삼지 못한다. 젊은 세대들의 여론은 반영하지 못한다. 세대간 정당 선호도가 극명하게 차이나는 지금 상황에서 RDD 방식은 여론조사가 아니라 ‘여론호도’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더더군다나 500~600명을 대상으로 하는 국회의원 RDD 방식은 오차가 더욱 크다. 이 방식이 여전히 사용되는 이유는 휴대전화를 통한 여론조사가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즉, 현재로서는 할 수 있는 나름 최선이라 믿고 실시하고 있는 것이 RDD 방식이기에 하는 것 뿐 아닌가.
RDD 방식에 의한 여론조사 결과가 아직까지는 새누리당에 우호적인 분위기다. 새누리당 박근혜의 복심이자 선거상황실장인 이혜훈이 “야권의 숨은표 5%를 감안해도 분위기가 좋다”고 출입기자들과 간담회에서 말했다. “야권의 숨은표가 10%면 곤란하다”고 하니 분위기상 대략 40여곳 정도에서 7% 내외로 새누리가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확인한 모양이다. 이에 대해서는 민주당에서도 이견이 없어 보인다.
야권의 숨은표 5%의 진실은?
매번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표현이 바로 ‘야권의 숨은표’이다. 어느 정치평론가는 5%라고 하고, 어느 평론가는 이제는 더 이상 그런 거 없다고 한다. 혹자는 7%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가지각색이다. 이들이 야권의 숨은표를 언급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판세분석의 오류’를 합리화하기 위해서는 숨은표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언론에 판세분석을 자신했는데 틀렸다면, 빠져나갈 구석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 때 등장하는 것이 ‘야권의 숨은표’다. 말이 좋아 숨은표이지 직설적으로는 ‘야권 지지자들이 솔직히 말하지 않아서 틀린 것’이라는 책임돌리기 아닌가.
이제 이런 식의 분석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 매번 ‘숨은표’를 언급해야 하는 정치분석가들이라면 다른 직업을 찾는 것이 피차에 도움될 것이다. 군사독재시절도 아니고, 재미삼아도 아니고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야권지지자들은 피해의식을 갖고 솔직하지 못하게 대답한다고 생각하는가. 판세분석의 근거가 됐던 여론조사 그 자체의 오류에 대해서는 따지고 들 생각은 정말 없는가.
16대(2000년) ~ 18대(2008년) 총선 결과를 분석해 보았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안방인 영남, 호남을 제외하고 최대 격전지는 서울, 인천, 경기 지역이므로 이들 수도권 지역에 대해 살펴보았다. 2000년은 DJ정부 시절 서울(28석 vs 17석), 경기(22석 vs 18석)로 민주당이 승리했다. 2004년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선거였다. 서울(32석 vs 16석), 경기(35석 vs 14석)로 민주당(열린우리당)이 승리했다. 2008년은 이명박 집권 시절로 서울(40석 vs 7석), 경기(32석 vs 17석)로 새누리당이 압승했다. 투표율은 16~18대 순서로 서울이 54% - 62% - 46%, 경기가 55% - 60% - 44%였다. 17대는 노 대통령 탄핵으로 투표율이 전,후 총선 대비 급등하였다.
매번 분석하는 투표율 대신에 각 당에 대한 투표자수를 살펴보았다. 매우 특이한 현상 하나가 발견된다. 그것은 새누리(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수는 매우 비슷한 반면,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수는 매우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유권자수가 매우 고정적이라는 대목은 4.11 총선 판세 분석에 있어 아주 중요하다. 그리고 이 대목은 왜 SNS계의 대통령이라 불리는 이외수와 김제동이 각각 ‘투표율 70% 넘기면 삭발, 결혼하겠다’고 선언했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새누리당의 ‘강철 투표인수’에 대해 살펴보자. 16대~18대 서울에서 새누리당을 지지한 유권자수는 각각 176만명, 177만명, 149만명이었다. 앞서 보았듯이 전체 투표율은 54% - 62% - 46%였다. 투표율은 급변하였는데 놀랍게도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매우 안정적으로 표를 몰아주었다. 17대 총선 당시 탄핵을 주도한 새누리당이 처해있던 위기상황을 고려하고, 16대와 17대 투표율 차이(8%)를 고려할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표인수가 동일함에 주목한다. 서울지역에서 새누리당에 대한 투표인 Max 수치는 177만명으로 추산해볼 수 있겠다.
반면 민주당의 ‘변화무쌍한 투표인수’에 대해 살펴본다. 마찬가지로 서울에서 민주당을 지지한 유권자수는 184만명, 182만명, 100만명이었다. 새누리당 지지자들과 큰 차이가 존재한다. 소위 말하는 ‘변동성’이 너무 크다. 지지자들의 ‘맹목성’이 새누리당에 비해 현저히 떨어짐을 인지할 때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서 느끼는 막연한 불안감은 나름 이유가 있는 것이기도 하다. 참고로 17대 열린우리당 투표인수가 16대 대비 2만명 감소했는데 이는 구)민주당과 분당해 선거를 치렀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금등지사’는 야권의 숨은표가 아닌 ‘투표율’이다!
새누리당 선거상황실장 이혜훈은 언론과의 접촉에서 ‘부산, 경남이 새누리당의 전통적 강세지역이지만 야권의 강한 도전을 받고 있어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 전 박근혜가 3번씩이나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낙동강벨트’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문재인 효과가 휘몰아치고 있기 때문에 고전하고 있음을 숨기지 못한 것이다.
부산, 경남에서 적잖은 의석수를 확보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에서 135석 내외로 예상하고, 더 나아가 ‘제1당’까지 넘보고 있는 4.11 총선 판단의 근거는 수도권에서의 선전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최대 의석수가 걸린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은 야권과 팽팽한 접전을 벌이다 5대 5 정도의 의석 분담을 예상하는 분위기다. 물론 이 판단의 근거는 앞서 살펴본 RDD방식의 여론조사에서 7% 정도 이기는 것으로 나타나는 지역구가 제법되기 때문이다.
금등지사(金縢之詞)란 영조가 자신의 아들이자 정조의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죽음에 관련하여 남긴 글이다. 집권 노론세력들은 영조가 사도세자를 죽인 것을 끝끝내 후회하지 않고 당연시 여겼다고 정조를 압박하며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했지만 그것이 언제 공개될지 조마조마했던 것이 바로 금등지사이다.
새누리당에게도 언제 공개될지 조마조마하는 금등지사가 있다. 그것은 정치꾼들이 말하는 ‘야권의 숨은표 5%’가 아니다. 16~18대 수도권 각당 투표인‘수’를 분석해서 확인했듯이 서울 지역에서 새누리당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투표인수는 Max 177만명이다. 이 수치는 서울지역 전체 투표율이 54%일 때도, 62%일 때도 동일했다. 즉,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유권자수는 ‘상수 (常數)’이다. 오로지 변수는 민주당을 비롯한 反새누리당 유권자들이 얼마나 투표에 참여하느냐에 달려 있다.
16대 당시 서울지역에서 새누리당은 (역시나) 176만표를 얻었다. 민주당은 184만표를 얻었다. 의석수는 17대 28로 민주당이 승리했다. 이 때의 서울지역 투표율은 54%였다. 이외수나 김제동이 언급했던 70%가 투표했더라면 (16~18대 분석 결과 새누리는 어차피 177만표에 고정돼 있을 것이므로) 서울에서 야권이 압승할 것이다. 17대 투표율 62%였을 때에도 16석대 32석으로 민주당이 승리했다.
새누리당이 겉으로는 ‘제1당’ 운운하면서 웃고는 있지만 내심 언제 공개될까 전전긍긍해 하는 금등지사는 바로 ‘투표율’이다. 투표율이 높아도, 낮아도 새누리당이 받는 표수는 동일했다. 그렇기 때문에 새누리당은 무조건 투표율이 낮아야 승리하는 역설적인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반면 야권은 표의 확장성이 무궁무진하다. 야권단일화까지 이루어냈기 때문에 17대 62% 투표율을 넘긴다면 강남(을) 정동영도, 동작(을) 이계안도, 심지어 서초(갑)(을)도 야권에서 승리할 수 있다.
야권에서 추진 중인 ‘드림 멘토단’과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들이 모두 다양한 방식이나 입을 모아서 ‘투표합시다’ 캠폐인을 벌인다면 내심 135석과 제1당을 고대한다는 새누리당에서는 깜짝 놀랄만한 이변이 연출될 것이다. 16~18대 총선 분석결과는 그와 같은 내용을 수치로 웅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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