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느레를 머리이고 댕기거라!
마느레는
부인,마누라,아내의 사투리이다.
곰팅이는
아내와 나이 차이가 좀 있다.
아내는
이십초.
서른 넘어 결혼.
그렇다고 세대를 넘었거나
도둑넘은 아니니 뭐랄것도 없지
어떻게 만나서 둘이 사귀고
결혼을 했는데.
아내는 경기도 출신에
성격도 활달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자랐고.
곰은 경상도 중에서도
무뚝뚝하기로 이름난
진주.그기서도 여러형제에
치여 자라다보니.
대화나
생활속에 어긋남이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아내를
윽박지르고 무시하고....
말도 함부로 하고.
심지어는 가스나가 뭔,
이런 말도 한적이 있는데.
가스나가
우리고향에서야
아무것도 아닌데
처가에서는 엄청난 욕이더라
아내는
처음에는 그냥 섭섭해 하다가
나중에는 항의도 하고
둘이서 꽤 큰소리로
다투기도 하고,
그래도 아이들이 태어나서
자라고
양가 가족이 많으니
왔다갔다하면서 그럭저럭
살았으나.
쌓이고쌓인 감정이
한번씩 폭발한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문제는 언제나 곰이 유발.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대로는 어렵다...
곰이 도를 닦아서 득도하던지
깊은 뉘우침으로 반성해서
아내에게 석고대죄를 하던지.
어떻게 해야할까?
어떻게 아내를 동등한
입장에서 대할까?
살아가면서
몇년을 나름 끙끙..
성격이 거시기하니 답이없다.
어느날,
공사차 출장을 가는데.
어머니의 전화.
언제나 아내 안부부터 묻는다.
매누리는 잘이꼬?
예
해이니해개이도?
예
이런저런 얘기 중에.
대뜸..
마느레를
머리에 이고댕기야 한대이,
?
니가 들어봐라.
젊은 처자들이
자기네 집에서는 다 귀하게
자라고 예쁨받고 했는데
쌩판 모른 남의 집에 시집와서
자기부모한테도 못한
온갖시중 다들고
자기배아파서 낳은 애한테
자기 성이 아닌 남의 성을
붙이고.
한평생을 고생하면서 사는데.
마느레를 머리에 이고댕겨야,
말인즉슨.
아내를 머리에 이고다닐만큼
귀하게 대하고
잘돌보며 사이좋게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 전화가
곰을 크게 뒤돌아보고
뉘우치게 만들었다.
이 후
아내에게 존칭을 쓰기시작하고
집에 오면 청소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종래에는 요리도 수준급으로.
그래서 주말식사는
언제나 곰 차지이고
이게 이십년이 넘어간다
처음
존칭을 쓸 때는 참 쑥쓰럽고
아내도
뜨악하게..이게 미쳤나?
이런 표정이였다.
점차 지나면서
존칭은 하대반존대반
아내도 자연스럽게..
나는
애들이나 아내에게
욕 비슷한 것을 하지않게되어
너무 좋다.
존대를 하면서
욕을 할 수는 없지않나?
그래서
마느레를
머리에 이고다니자고
곰은 강력히 주장합니다아!
이 쪼맨하고
천방지축인 꼬맹이가 자라서

잘생긴 곰을 꼬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또 다른 가족이 생기고



세월이 흐르고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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