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과 토요일...아들넘과
울산,부산,김해,진주를 들러왔다.
(6월 24일 목요일)
새벽에 아들넘이,
아부지 일어나이소,다섯시입니데이,하면서 살포시 깨운다.
아부지제사라 오후에 가기로 했었는데,
울산 거래처에서 공사건으로 상담을 원하고...
오후에는 친구 문상을 갈 계획이라 아들넘보고 새벽에 출발하자고 했더니,
나보다 먼저 일어나서 준비를 끝내고는 깨웠나 보다.
추적추적내리는 비를 맞으면서 길을 나선다.
아들넘이 우산을 받쳐주는데,그냥 비를 맞고싶다고 하니,
자기도 우산을 비스듬히 들고,비를 맞으면서 걷는다.
슈퍼에서 생수와 이것저것 구입하고,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고나니 여섯시가 넘어간다...
울산 미팅이 열시인데,마음이 급해지나...비가 점점 더해지니,
빨리가기가 좀 그렇다.
빗길에 운전하는 아부지가 마음에 쓰이는지,이넘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고,먹을 것도 입에 넣어주고 하니,심심하지는 않은데,
아내차를 빌려타고 가다보니,재털이가 없어서 담배를 피우기가 못내 불편하다.
7월초부터 공사를 하기로 울산에서의 미팅을 기분좋게 마치고,
부산으로 출발하면서,둘이서 바닷가 길로 가자,하면서 길을 들어섰는데
어디가 어딘지 알지를 못하니...네비양의 힘을 빌릴 수 밖에 없다...
바다는 보이지않고 잘 뚫린 4차선,고속도로같은 길만 나온다.
잠깐인가 싶었는데,부산 친구가 잠들어 있는 백병원이 보이고...
오늘이 아부지 제사이니,소식을 들은 어제부터,
문상을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을 했는데...병원앞에 오니,더욱 망설여진다.
아부지제사와 친구문상이 무슨 관계가 있겠나마는,
김해계신 어머니께서 워낙 싫어하시는지라,혹시나 제사전에 문상을 다녀왔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두고두고 원망을 하실터이니...
결국,한참을 길가에 섰다가..아들넘에게 사실을 이야기하고는,그냥가기로 한다.
배고프다고 점심을 먹고가자기에,
가까운 달맞이고개 길가에 주차를 하니....양식집으로 가잔다.
아들넘은 안심에 왕새우구이,나는 등심스테이크,
안개에 바다는 보이지않고,술도 없이 고기를 먹으려니...그냥 먹는다.
김해 형수집에 도착해서 엘레베이터를 타려는데,수리중이다.
걸어서 올라가자는 아들이야기에,13층까지 어떻게 걸어올라가냐,하고는
옆의 벤치에 앉아서 놀다가 수리끝나면 올라가자,하고..한참을 누웠다.시원하다.
수리끝났다는 소리에 올라가니...뜻밖에도 딸네들이 모두 다 모였다.
안양의 큰누님,김해 작은누님,부산 막내여동생..어쩐일인가...저녁에는
아들들,며느리들 모두 모이고....음,아내는 없다만..좁은 집이 소란하기 그지없다.
어머니도 기분이 좋으신지...
제사상을 차리는데 쉬지않고 간섭을 하신다,이래자 저래라,뭐가 빠졌다.뭐는 더 담아라..
좀 그만하고 앉아계시라는 아들들의 시끄러운 소리...딸네들의 이런저런 소리,
시어머니 흉을 보느라고 중얼중얼하는 며느리들의 삐죽거리는 소리...쪼맨한 애들의
뛰어다니면서 떠드는 소리....사람사는 세상이다.
(6월 25일 토요일)
진주 아부지 산소엘 들렀다가,
다시 김해로 큰누님모셔다 드리고 대구모임에 들러서 수원으로 갈려니,시간이 급하다
컴퓨터하느라 새벽녘에 잠든 아들넘 깨우려니..이넘이...8시에 진주로 출발한다고 했는데,
깨워서 출발하니 9시다.
셋이서 비를 맞으며 산소엘 올라가니,
산소아래 밭에서 빗속에 복분자를 수확하고 있다..아주머니 셋 중에 6촌종수가 보인다.
몇년전만해도 살이 많아 뚱뚱한 분이였는데...형님이 돌아가시고는 뼈만 남았다.아직 70전인데,
아는체를 하니..얼굴을 알아보고는 반긴다.인사를 하는 아들넘을 보고 대견해하고,
같이간 큰누님과는 너무 오랜만인지,서로 얼굴을 몰라보길래 설명을 했더니..얼싸안고...
소주를 한잔 따르고 절을 한다.
아부지 저 왔습니다,하니..아들넘은,할아버지 저 군에 간다고 인사하러 왔습니다.하고,
큰누님도,아부지 저 왔습니더,하길래 쳐다보니 눈가에 물이 어린다..십년도 넘었을게다.
내려오는길 앞산에 안개가 자욱하다.
밭에 있는 종수에게 인사를 하니..극구 말렸는데도 따 놓은 복분자 바구니 담아준다.
다시김해로 가는데
대구에 함께가기로 한 지인으로부터,먼저가야겠다고 하는 문자가 온다.
갑자기 가기 싫어졌다.....일요일 안양으로 올라가기로 한 큰누님을 꼬셔서
같이 올라가기로 하고..어머니댁에 들러 점심을 먹다가,사단이 났다.
팔십어머니와 육십딸이 말다툼을 한다....어머니 승..큰누님 케이오,크게 삐졌다.
차를 타는데..어머니께서 큰누님보고 기분나뿌나?하니...그라모 나뿌지 안나뿌요?...^*^
그러면서도 어머니께서 챙겨주시는 생선,뭐 이런저런 것은 한보따리 챙겨싣는 것은 잊지않고,
차를 타고 올라오는데,
큰누님의 하소연이 시작된다...한쪽으로 듣고,한쪽으로 흘리면서,맞장구도 치고,
어머니흉도보면서 올라오는데..좀처럼 끝날기미가 보이지 않는다...좀 쉬어가야겠다.
휴게소에 들러 커피도 한잔하고,졸리다는 핑계로 한참을 앉았다가,다시 출발한다...하소연이 끝났다.
가며오며...아들넘과 흉허물없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많은 것이 느껴진다.
대견하기도 하고,부끄럽기도 하고,안쓰럽기도 하고..............그렇게 아들넘도 성장하고,
이제 한달이면 군에 갈 것이다...훈련소에 아부지가 태워주랴,했더니,
친구들이 많이 올거니까,그냥 집에 계시소.........이넘이,아부지를 섭섭하게 하네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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