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93세 어머니...68세 아들!

하병두 2023. 9. 9. 14:05

93세 어머니,
68세 아들....,순수 총각입니다.

곰팅이 어머니
곰팅이 형제
곰팅이 가족들의 얘기입니다.

얘기가 길어지니
첫 두줄
끝 세줄만 읽으시고

댓글을 마구 다시거나

나이들고
아픈 가족이 있을 때
어떻게 했는지
어떻게 해야는지...

현대판 고려장(요양원)은
필수 선택인가,
없어도 가능한가,

한번씩
생각해보는 것도,어떨지
...................................

곰  손위 형은
68세이고
결혼을 하지않은 총각입니다.

오십을 넘기기 전에는
어머니께서
하루에 열두번도 더

선좀봐라
장가가라
결혼해라
처녀 좀 데리고 와라..난리!

직업은 목수 인데
성격이 섬세하며 부드럽고
실력도 있어서
제법 일감이 떨어지지않습니다.

어머니를 모시고 산지가
삼십년도 넘었는데,

사실. 얼마전까지는
어머니께서 데리고 산 것이지요.

칠팔년 전부터
어머니 몸이 불편해지니

엘레베이트가 없는
작은 아파트를 떠나
조금 크고 편한 곳으로
이사를 가면서

장농
침대
장식장
탁자 등을 모두
어머니의 동선
어머니가 사용하기 좋게
직접 만들었지요.

일요일이면
빠지지않고
통도사나 범어사
어떨 때는 해인사 등을
다니는 어머니를 모시고,
다녔는데

다리가 불편해서 잘 걷지를 못하고.
허리도 잘 구부러지지않는
어머니를 절대 부축하지도
옆에서 잡아주지도않고
뒤에 따라가거나
옆에서 지켜만 봅니다.

어머니는 김해 사시고
곰은 수원사니
명절이나
부산 울산쪽에
공사있을  때나 찾아뵙지

저렇게
자기 일 하면서
하루에 몇번씩 전화하고
스물네시간 돌보지 못합니다

각설하고.
지난 겨울에
형이 담도암 수술을 받고
그 시기에 어머니도
병원에 입원.

형의 수술을 숨겼는데
하루도 집을 떠나지않은
아들이 보이지않으니
눈치를 채지않을 수 없지요

아픈데도
아들 간호해야 된다고 난리
온갖 행패를 부리고
소리치고 욕을 하니

의사 간호사들이 도망다니고
간병인도 오자마자  도망

어머니 아들 딸  며느리 사위
합이 열한명...증손자까지
합하면 40명이 넘지요.
조만간에 고손자도 나옵니다.

결국
병원에서는 강제퇴원
시킬려하기에
사정해서 형제들이 교대로
스물네시간을 돌봅니다.

그기에
어머니는
이런저런 병에 무슨 대장염도
추가되어 염증이 가라앉기
전까지는 식사도 불가.
영양제를 오른손 두개
왼손 세개...이걸 누가
보지않으면 뽑아 버립니다.

그나마 어머니와
조금 친분이 있는 원장이
오면 조금 나은데 가고나면
그뿐...
치매끼에
대장염에
아들수술에...정신이 없지요

결국
요양원에 모시자고
형제들끼리 약속하고는
이곳저곳 알아보는 중에

서로 다른 병원에 있던
어머니와형이
영상통화를 하고.

요양원에 모시기로 했다는
형제들의 얘기에
형은 절대반대합니다.

어머니는 치매가 아니다.
어머니는 입원하지
않아도 된다.
어머니는 약만 조금
먹으면 된다.
어머니는 가끔 병원에
모시고 가면 된다.

어머니는 내가 모신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어머는 집으로 오시고
형도 퇴원해서 집으로,

이후에
형은 정기적으로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식이요법을
나름 잘해서 완전히제거하지
못한,간에 전이된 부분의
전이가 멈추고 이후에는
그 암세포도 발견되지않아
항암치료도 끝내고
정기검진만 받기로하고
의사의 허락을 받고
일을 다니고 있습니다.

식이요법하면서
주변의 많은 분들께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어머니는
몸이 호전되었다가
나빠졌다가 해서.
어머니 돌본다고 근처로
이사온 여동생과형이
번갈아 병원 나들이(?)를
하는데.

이제는
잘 걷지도
잘 먹지도
잘 기억을 하지도 못합니다.

가족이 가면
니가 누고?
니가 누구제?
어디서 왔노?
오데 사노?
니가 몇째고?....?의
반복에 또 반복..

그래도
어머니는 절대로 요양원은
가지않는다고 하고.
형도 끝까지 어머니  모신다고,

형이
치료받으면서
일다니면서
어머니 끼니준비에
집안정리에...이런저런,

곰이 보기에는
정상적인  사람(남자)이
혼자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어머니 성격이 독한지라(?)
간병인은 커녕,가족외는
어떤 사람도 돌보기 어려운,

떨어져 사는 곰은
정확한 속내는 모르고
형이 단톡으로 보내주는
영상
사진
글 등으로 상황을
유추할 뿐입니다.

이제 머지않아
곰 형제들 모두가
칠십을 넘을텐데,

어머니가
오래사시면 좋지만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냥
이대로 사시는게 좋은가,
요양원에 모셔야 하는가,

원하는데로
사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형제가 많은 집이다보니
배가 산으로 가다가
골짜기에 쳐박히기도 하고
바다로 잘 나왔다가
엉뚱한 뱃길로 빠져
풍랑을 만나기도 하고.

모시고사는 이의
눈치도 봐야합니다.

어떤 때는,
내 코가 석자인데,하면서
슬그머니 시선을 돌려도
그게 어디 오래갈까요?
부모이고
가족이고
형제인데...참 어렵습니다.

수술마치고
하루 늦게 퇴원한 아들을,
하루 일찍 퇴원한 어머니가
아파트 현관에서 기다리다가
손을 잡고 뭐라 얘기하다가
빨리 누워야 된다면서
끌고 들어갑니다.


그저께
동영상이 하나 올라옵니다.
어머니께서
거실 의자에 앉아 뭔가를
열심히 얘기합니다.

어머니 기억이 멀쩡하던 시절
사촌여동생 네의 가족사에
관한 얘기인 것 같은데.

참.허어
목소리가 똘망똘망하니
손짓도 그렇고
아주 정상입니다.
기억이 전혀 흐트러짐이
없습니다.

그렇다네요.
정상이던 시절에 있었던
추억들은 치매환자들도
대부분 또렷하게 기억한답니다.

근데
자식들이 어디사는지
몇째인지...이런건 또?



어제는
요상한 글이 올라옵니다.
어머니 필체는 맞는데
자세히 봐도 뭔가 모르겠고
카톡을 몇번 주고받으니
짐작이 갑니다

티브이를 보다가
뭔가
받아쓰기나
베껴쓰기를 한 모양인데,

그러다가 꾸벅꾸벅!

우야든
이 정도만 되어도
모시고 사는 이가
좀 편하거나
한숨 돌릴 든 한데

얼마나 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