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마흔일곱 젊은 나이에 떠나버린........,매제,

하병두 2014. 9. 19. 12:57

 

월요일

서울현장에 일 시켜놓고 사무실에 왔는데,

막내 남동생으로부터 카톡이 온다.

 

**아빠가 근무중에 뇌졸증으로 쓰러졌다고 합니다.

수술은 끝났는데 회복은 어렵다고 합니다.

 

도대체,

등산도 자주다니고

몸도 가볍고

마흔일곱 젊은 나이이고

직장도 잘 다니고

그동안 특별히 아픈 곳이나 입원한 적이 없는지라..이해하기 어렵다.

 

긴가민가...동생에게 전화를 해서,

회복이 어렵다는 것이,

의식불명이라는 것이냐?

몇일견디기 어렵다는 것이냐?..물어보니 후자라고 한다.

 

아직도

머리로는 실감하기 어려우나

그래도 뭔가 심각하구나..해서,전화를 끊자마자 부산으로 내달렸다.

 

부산도착즈음에

퇴근차량으로 길은 왜그리 막히는지..여섯시 면회라는데,

도착하니 일곱시이다.면회는 끝나고...

동생들,조카들,제수씨들 모두 와있는데...그 사이에 여동생이 보인다.

 

눈물만 그렁그렁할 뿐,

아무말도 못하고...고개를 숙이니,나도 말을 꺼내기가 쉽지않다.

 

막내 남동생이 그동안의 경과를 얘기해주는데...그때서야 눈물이 쏟아지고,

무슨 방법이 없을까?.........기다려보는 수 밖에 없다는데,

응급실중에서도 집중진료실...남자 간호사가,의식을 회복하면 해외토픽이라고..

 

밤늦게

먼거리에서 온 가족이 있다니까,

면회시간을 잠깐 준다....

호흡은 고르게 하고있는데,인공호흡기를 달고 있으니 의미가 없다고 한다.

발을 만져보니 차갑다...가슴이 먹먹하다.

뒤따라 들어온 큰자형,큰누님도 손발을 만져보며 연신 눈물을 훔친다.

 

간호사가 장시간 무슨 설명을 하는데,알아듣기는 힘들지만,

몇일 넘기기 어렵다는 소리다.어쩌나...,

 

더이상 면회도 되지않고

병원에 있어봐야 어떻게 할 방도가 없으니,

환자의 남동생만 남겨두고 모두가 집으로 돌아간다.

 

여동생은 둘째누님네 조카가 데려주고,

나는 어머니댁으로.......이 와중에도 술은 어찌그리 잘 넘어가나..

 

얼마나 마셨는지,

아침에 억지로 일어나서 올라오는데..운전이 힘들다.

중간에 쉬었다가 또 쉬었다가..간신히 사무실에 도착해서 일보고,

 

저녁에

집에서 쉬고 있는데...동생의 카톡...

 

***의 사망확인.

 

허망하다.

그래도 살기를 바랬는데,

의식은 없더라도,자리에 누워만 있더라도 살기를 바랬는데...

눈물이 비오듯하고 꺽꺽거리지만..떠나버린 자는 올 수가 없다.

 

아내가

아들넘하고 딸아이에게 얘기해서 모두가 다음날 새벽에 가기로하고,

나는 또 술부터 찾는다..아내가 사정을 한다.조금만 드세요.

어제,오늘,내일..하루종일 운전인데,그만 마셔요...째려보고 또 마신다.마시자.자꾸 마시자.

 

어제

새벽에 일어나서 챙기고

기숙사에서 나와서 기다리는 아들넘 태우고...

 

장례식장에 가니,

이넘의 매제가....환하게 웃고있다.영정사진속에서...이넘,나쁜넘,

 

내가 무릎을 꿇고 아들넘이 잔을 치는데

잔을 들고 있기가 힘들다..옆에서 울음소리가 들린다.

 

가족이 장기기증에 동의해서

여러사람을 살려놓고 그는 떠나갔다.

 

이렇게 갔다.

젊은 그는 이렇게 갔다...살아서 자주 보기어렵던 그가,이제는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