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눈물
아내는
작은 아픔에는 호들갑이 심하다.
아내는
큰 일에는 절대 당황하지 않는다.
아내는 잘 울지않는다.
아내는 많이 아프면 아프다고 하지않는다.
아내는
내가 무슨 짓(?)을 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그저,그러세요..하고는 그만이다.
그저
가만히 참고,아무것도 먹지 않고...그렇게 지낸다...나는,마음이 아프다.
아내는,
어머니께서 가장 좋아하는 며느리이고,
장인,장모님께서 가장 좋아하는 딸이다.
아내는
처제,처남들이 가장좋아하는 언니,누나이다.
이제
봄이 온다.
아내의 마음에도 봄이 온다...아니,와야 할텐데,
장인어른,
수년전 폐암수술을 하셨다.
지속적으로 관리해서 생활에는 큰 무리가 없으나,
당뇨에 고혈압에 고지혈증,신부전증에....여러가지로 달고 사신다.
지난해 말,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으로 응급실행,...폐에 물이 찼다는,
병원에서 치료하고 왈,하기를..
신장투석을 하지않으면 위험하다고...해서,이틀에 한번씩 투석을 하는데,
이로 인한 불만이 보통이 아니시다.
본디..잔소리로 말하면 대한민국에서 최고이시라...돌보는
장모님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신데....
장모님도 허리수술이후 건강이 좋지않으신지라,
결국,사단이 났다.
설 이후에
스트레스에 체력저하에...갑자기 쓰러지셔서 병원행,
오산에서는 치료가 불가하다고 응급처치후에 수원에 있는 종합병원,
응급실중 집중치료실이란다....면회도 하루에 두번,단 20분씩....,
쓰러지신 날이 토요일 오후,
아내와 둘이서 막걸리 한잔중에 전화를 받고는 급히 오산으로 내려가는데,
아내가 왈,하기를...
식구들이 병원으로 갔으니..우리는 집으로 가세요,아버지를 돌봐야하니까...,
처가에 가니,
장인어른 혼자..안절부절..제정신이 아니시다..제대로 걷지도 못하면서,
병원에 가봐야지..내가 죽어야지...
아내가 저녁상을 차려드리니 그래도 한그릇,다 드신다.
그 와중에
병원에 간 처제로부터,장모님을 수원으로 모셔갔는데 집중치료실이라
면회가 불가하니 내일아침에 오라는 연락이 오고,.....,
장인어른을 진정시킨 아내,
처남댁이 오니,우리는 집으로 가자는 말에...늦게 올라와서 쉬는중에..처남댁 전화,
장인어른이 감당이 안된다고.....,
아내가 처남댁을 달랜다...아무소리말고 그냥 아부지 지키고만 있어,울지말고..내가 내려갈테니,
아내와 둘이서 급히 내려가니
장인어른은 지쳐서 잠이 드셨다....
처가에서 자는둥 마는둥..아침에 장인어른,
병원에 빨리가자고 난리도 아니다...
수원,대학병원 응급실 집중치료센터...,
처가의 온가족이 다 모였다.
처형네,우리네,큰처남네,처제네.작은처남네...좁은 복도에 서성이는데,
당직자가 주의를 준다...이런저런...,
가족들 모두 말이 없다.
당직자의 이야기로는 장모께서 의식이 돌아왔다가 갔다가..한다하니,..참 애럽다.
열시,
한번에 한사람씩만 면회가 되는데..장인어른은 걸음을 잘 못걸으시니,
처남이 모시고 들어가기로 허락을 받고 들어간다....장모님께서 눈을 뜨고 알아보신단다,
모두의 얼굴이 조금씩 밝아지고...한마디씩 한다.
손위 동서,처형,큰처남댁,작은처남댁...모두 면회하고,
내차례에 들어가니...주무시고계신다..
다음에 아내가 들어가고 나오더니..기어코 눈물을 흘린다...나는 할 말이 없다.
그저 옆에 서 있으니,
아내가 왈 하기를...엄마가 무슨 죄가 있다고....이 한마디에 아픔 가슴이 모두 녹아있다.
면회가 끝나고,
장인어른....집에 가지않겠다고 버팅긴다.
그냥 저녁면회시까지 복도에서 기다리시겠다는...억지지만,강경하다.
가족들 모두가 한마디씩 한다.
동서,처형,처남,처남댁.....
옆사람들도 생각하셔야지...
고집피우면 어떡하시나..,
여기 있어봐야 면회도 안되고...그래도 여전히 고집불통인데,
손위동서의 한마디에 장인어른..폭발이다....다 집어치워!
한참을 실랑이 후에,
몇몇가족은 집으로 가고...이후 일층으로 내려와서 또 고집,
아내가 얘기한다.
우리집으로 모셔갔다가 저녁에 병원으로 모시고 오면 어떠냐고?...좋지요.
아내가 꼬신다..아부지,우리집 옆에 복어잘하는 집 있으니,가서 점심드시고,
집에서 쉬었다가 저녁에 오세요...장인어른,고개를 끄덕!...성공이다.
점심후에 집에서 아내가..엄마 퇴원하시면 우리집에 당분간 모셨으면 좋겠다,하길래,좋지요 했다.
아내가 저녁에 장인어른 모시고 병원다녀오고..장모님께서 깨어나셨다고...,
다음날 아침에 또 장인어른 모시고 병원가서 장모님께 우리집에 계시라하니..좋다고 하신단다.
그 와중에,
장인어른은 오산집에 가야한다고...아내는 말리고 꼬시고..나는,그저 구경만 한다.
그 다음날,월요일다...병원간 아내로부터 전화가 온다.
잘하면 오후에 퇴원이 될 것 같은데...스물네시간 누군가가 옆에 붙어있는 조건이란다.
저녁에
집으로 오신 장모님의 얼굴이 초췌하다..집으로 간다던 장인어른...따라 들어오신다..
다음날부터
아내의 고난시절이다.
하루는 장인어른모시고 오산으로 투석하러가고,
하루는 장모님모시고 병원가고...장모님 먹고싶다는 온갖것 다 사서 음식을 장만한다.
저녁식사후에는 그저 침대에 철퍼덕!.....아침에도 깨우지 않으면 일어날 줄을 모른다...가슴이 아프다.
와중에,
나도 독감
장인어른도 독감...또 급하게 응급실로 모셔가니...입원하라는데..장인어른 거부,..참 애럽다.
힘이 빠져서 걸음도 못 걷는분이 고집은 누구도 못당한다.
아내는 매일같이 하루종일 두분을 모시고 이병원,저병원....그래도 꿋꿋하다....겉으로는,
지난 월요일,
장모님께서 오산집으로 가신다기에 두분을 모셔다 드린후에는 또 매일 오산처가로 출근한다.
이것저것 챙기고...확인하고...나는 그저 구경만 한다.
지난 주말에 장모님 병문안 온 가족들,
기분 풀어드린다고 손자들과 윷놀이....이날,장모님은 아주 많이 웃으셨다.
독감든 처제네 식구들 덕에 장인어른도 독감....다음날 응급실행,
나도 독감....저녁네 구토에 기침에....온몸이 그저 벌레지나가는것처럼 스믈스믈..아직도 헤매인다.
장모님 몸보신 시켜드린다고 굴을 사서는...쪄 먹고,무쳐먹고,비벼먹고...아들넘이 설겆이 중이다.
그저께
울산현장 일정협의하러 다녀왔는데...감기로 온몸이 천근이라...비몽사몽간에 다녀와서,
거실에 누워있으니..아르바이트 마치고 온 아들넘이 다리를 주물러 준다.
섬진강 망덕포구에서 벚굴(강굴)이 올라왔다.
내일은 오산처가엘 가서 보양식을 만들어야 한다...이런 요리는 언제나 내 차지다.
봄이야 오지말라고 해도 오겠지...아내의 마음에도 오겠지.
아내는 고맙다고..정말 고맙다고 한다...나는 아내에게 참 고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