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6일 편지
아들,아부지다! 오늘은 모처럼 가게에 있기에 차분하게 앉아서 편지를 쓴다.아침에 병원다녀오고 조금전에 엄마는 내려가고,다음주 천안공사 준비도 완료되었고 하니 특별한 일도 없기에 니한테 편지 쓴다.어제 완전군장 행군 피로는 다 풀렸나 모르겠다.평소하지 않던 훈련이니 많이 힘들었겠지,40km가 얼마되지 않아보여도 힘들지,50분에 4km,10분 휴식.뭐 그랬겠다야,땀은 나지 등에 짐은 짊어졌지,탄띠에 야삽,방독면 뭐 등등 걸치고 줄을 서서 걸으면,옆사람과 말을 하는 것도 아니고,온갖 생각이 다 났을게다.그중에 아부지 생각도 좀 했는지 모르겠다만,했으리라 생각한다이^*^.아부지가 군에 있을 때,언젠가 독도법 100km 행군을 했는데,나침반과 목표지점이 표시된 지도한장,후레쉬 하나,그리고 완전군장에 기관총.....그때는 독도법 훈련이였으니 시간당 2km정도로 계산이 되었는데...아무리 독도법 교육을 받았다고 해도,그기 쉽나, 생전 처음가는 지역을,그것도 대부분 산속이니,일개분대가 힘을 합쳐서 찾아도,아 그때 아부지가 병장일 때인데 분대장 대행이였다만,보통 힘든 게 아니였다.식사는 건빵과 요즈음의 햇반비슷한 군용밥이 있었는데,그기에 약간의 절임반찬이 전부였다.배가 하도 고파서 민가가 보이면 얻어먹으러 가고싶은 마음이 굴뚝같고,병사들이 그렇게 하자고 해도,아부지의 꿋꿋한(?) 정신으로 그냥 버텼지,결국,나중에는 이등병 한명이 낙오를 해서 먼저 후송되었는데..나원,그 이등병의 군장과 각종 전투물은 우리가 나누어 져야하고,이래저래 고생을 더 하고 만 기억이 있다.그래도 2박3일인가 그랬는데,무사히 야전대대본부에 도착하고나니 그 기분이야 말로 표현못하지,너네처럼 행군했다고 따뜻한 온수샤워에 쌀국수에,뭐 그런게 어디있냐,개울가 찬물에 잠깐 발 담구고 또 다른 곳으로 이동을 했으니,전에 잠깐 이야기 했지만,아부지는 특수부대라 6개월은 김포 어디,또 6개월은 서울 어디,6개월은 자대,이러니..자대에 6개월 있는 동안에 나머지 12개월을 합해서 18개월간 받아야 할 기본훈련을 6개월에 받으니,자대 6개월의 대부분은 야외훈련으로..뭐,그런 식이였다.그때는 군 복무기간이 33개월이였는데,아부지가 대학 3학년 때 갔으니 6개월을 면제받고,또 그시기에 33개월에서 30개월로 단축되면서 일부 혜택을 받아서 아부지는 군생활을 꽤 많이 면제받았단다.아마도 25개월정도 했을게다.니도 인쟈 다음주면 훈련이 끝나고 자대를 배치받으니 본격적인 군 생활이 시작되겠구나.나름대로 자신감을 가지고 생활하다보면 가치가 있는 것이니 힘들더라도 즐거운 마음으로 헤쳐나가기를 바란다.어제 누나가 왔었다.모처럼 셋이서 저녁을 먹고...아부지는 다음주에 천안에 공사가 있다.꽤 큰 공사인데,아부지 아주 친한 친구회사이다.잊지않고 아부지에게 연락을 해서 공사를 주니 고마을 따름이다.공장이 엄청 크고 잘 지었더라,그기 끝나면 창원에 작은 공사가 있다.창원공사 다녀와서 병원에 가서 정밀진단을 받을 생각이다.큰 병은 아닌 것 같은데 몸이 많이 약해지고 체력이 딸리고 해서 검진을 받아 볼려고 한다.가게에서 일하는 아저씨가 이달말에 그만둔다고 하길래 엄마가 정식직원을 채용하자고 해서 그러자고 했다.가게는 엄마가 알아서 꾸려가야 하니 엄마말대로 하는 것이 편할 것이고,아부지는 공사를 더욱 많이 해야 할 것이니,현장으로 다녀야 할 것이라,엄마가 모든 것을 알아서 해야 되지 않겠냐,9월 중순이 지나고 있는데도 날이 많이 덥구나.평소 밝은 생각이니 잘 지내겠지만,그래도 걱정이다.음식도 잘 챙기고 동기들과 잘 지내고,부디 편안한 마음으로 군 생활을 하기 바란다.또 보자.아...그리고 니 첫 면회전에 쓴 편지가 어제 도착했더라,어쩌냐 수박이니 다른 과일이니 부탁을 했더마는..아쉽고 미안하게 되었다.아들...잘 지내자!